내년도 예산 놓고 격해지는 금융위·금감원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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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예산 놓고 격해지는 금융위·금감원 갈등

최종수정 : 2018-12-06 16:46:16

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메트로신문
▲ 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메트로신문

내년도 예산을 놓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갈등은 금감원이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금융위가 30% 이상 감축할 것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여기에 금감원 노조가 '금융위 해체'까지 들고나오면서 분위기는 악화일로다.

금융위와 금감원의 갈등이 하루 이틀 얘기는 아니지만 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 사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등을 겪으면서 쌓여온 불만이 터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계기로 금융감독 체계 개편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내년도 예산안을 통해 1~3급 직원 비중을 43.3%에서 35% 수준으로 줄인다는 계획을 냈지만 금융위는 30% 이하로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금감원의 성과급이나 인건비, 각종 비용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내년 예산을 삭감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금융감독원 지부는 지난 3일 '금감원 길들이기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금융위가 금감원에 대한 예산심사권을 무기로 금감원 길들이기에 나서고 있다"며 금융위 해체를 촉구하고 나섰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위와 금감원의 갈등이 그동안 쌓여 곪아 터져 나온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금감원은 은행권 대출금리 부당 산정, 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 사고, 케이뱅크 특혜 인가 의혹,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등 이슈마다 금융위와 부딪혔다.

은행권 대출금리 산정체계와 관련해 금융위와 금감원은 '상호 긴밀한 협의'를 강조하면서도 금융위는 "금감원 차원에서 기관 징계 수준의 제재를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금감원과의 입장과 거리를 뒀다.

삼성증권 배당사고 조사 과정에서는 금융위와 금감원은 부당 주식 매도 행위에 대해 다른 해석을 내놨다. 금감원은 삼성증권 징계 수위에 대해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중징계 가능성을 내비쳤으나 금융위는 "형사 처벌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 10월 국감에서 케이뱅크 특혜 의혹과 관련해 금융위는 금감원이 외부평가위원회를 구성한 만큼 공동해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나 금감원은 금융위가 이를 인가한 만큼 해명할 이유가 없다며 이에 응하지 않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과 관련해서는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는 금감원에 재감리를 명령했지만 금감원은 2015년에 발생한 회계기준 위반이 흐려질 수 있다며 증선위의 요구를 거부했다. 이후 증선위는 금감원의 내용만으로는 행정처분을 내리기 어렵다며 분식회계 혐의를 판단하지 않고 심의를 종결했다.

금감원과의 갈등 논란에도 금융위는 국회 국정감사와 감사원, 기획재정부 등에서 지적한 방침과 절차에 따라 금감원의 예산 심사를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감원은 지난해 경영평가에서 'C'등급을 받을 정도로 평점이 좋지 않았다"며 "감사원에서는 금감원의 방만경영, 부당채용 등을 지적한 바 있어 절차를 따를 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3월13일부터 4월21일까지 금감원에 대한 감사를 시행한 결과 상위직금 및 직위수가 과도하게 많고 국외사무소 확대, 정원외 인력(255명) 운영, 인건비 및 복리성 경비 증가 등 방만경영 때문에 금감원 예산이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금감원 수입예산은 2016년 3256억원에서 2017년 3066억원으로 410억원(12.6%) 늘어나는 등 최근 3년간 평균적으로 9.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감사원은 금감원 직원의 1~3급 상위 직급이 전체의 45%에 달할 만큼 많고, 보직이 없거나 유사 직위를 만드는 등 상위직 직원에게 하는 일에 비해 과다한 인건비를 주고 있는 점을 문제 삼았다. 금감원은 직원 직급을 1~6등급으로 구분해 3급 이상에 선임국장·국장·실장·팀장 등 직위를 부여한다. 직급과 직위가 높아지면 월급을 더 받는 구조다. 그러면서 감사원은 금감원에 3급 이상 비율을 KDB산업은행 등 다른 10개 금융 공공기관 평균(30.4%) 수준으로 대폭 줄이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갈등을 계기로 금융감독 체계 개편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갈등의 근본 원인이 금융위에 집중된 정책, 감독 체계에 있다고 본 것이다.

금융위는 1998년 설립된 금융감독위원회의 후신이다. 2008년 금융위는 기획재정부의 금융정책을 가져오면서 탄생했다. 금융위는 금융감독위 명칭에서 '감독'을 떼고 금감원을 독립된 집행기구로 분리했다. 이후 금융위는 금융 정책과 감독 기능을 총괄하고, 감독·검사 업무의 집행기관인 금감원은 금융위의 지휘·감독을 받아 왔다.

이런 이유를 들어 금감원 노조도 "대통령이 금융위가 독점하는 금융정책 기능과 감독 기능을 분리하겠다는 공약을 했고 국정 운영 100대 과제에도 들어가 있다"며 "금융위 해체 공약을 조속히 이행해 달라"고 강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장 금융위가 사라지는 일은 없겠지만 금융위와 금감원의 미묘한 갈등이 계속되면 관련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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