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혁신 신약의 조건
  • 플러스버튼이미지
  • 마이너스버튼이미지
  • 프린트버튼이미지
  • 카카오스토리버튼
  • 밴드버튼
  • 페이스북버튼
  • 트위터버튼
  • 네이버포스트버튼

[기자수첩]혁신 신약의 조건

최종수정 : 2018-12-04 16:19:17

"정부가 언제 우리 편인 적이 있었나." 최근 한 제약사 직원의 한숨에 2012년이 오버랩됐다. 기자가 제약업계를 처음 담당했던 그 해에도 약가인하는 최대 이슈였다. 보건당국이 보험 재정 악화를 근거로 건강보험 적용 의약품 가격을 평균 14% 인하하는, 유례없는 약가인하 정책을 내놓았던 때다. 업계는 거세게 반발했지만 복제약(제네릭)과 리베이트 만으로 영업했다는 질타가 되돌아왔다. 약가는 예정대로 낮아졌고, 제약사들은 수년간 손실을 묵묵히 감내해야했다.

6년 만에 돌아온 업계 분위기는 달랐다. 2015년 한미약품의 대규모 기술수출을 시작으로,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성과가 줄줄이 이어졌다. 최근 유한양행은 1조4000억원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11월 한달 기술수출 금액만 2조8770억원, 올 한해 성사된 기술이전 규모는 4조7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약가 정책은 여전히 제약사 편이 아니었다.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제네릭 최고가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존, 오리지널 의약품의 53.55%였던 제네릭의 최고가 기준을 낮춰 제네릭 출시를 줄이고 보험재정도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신약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혁신신약 약가우대제도 개정안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획기적의약품 지정(BTD) 또는 유럽 의약청(EMA) 신속심사 적용' 항목이 신설됐다. 혁신신약으로서 약가를 우대 받으려면 해외에서 먼저 지정을 먼저 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내 나라도 인정하지 않는 가치를 어느 나라가 인정해주겠나"라는 불만이 터져나온다.

신약은 많은 시간과 비용, 노력으로 탄생한다. 그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아야 연구개발이 활성화되고 글로벌 혁신 신약이 탄생할 수 있다. 국내 약가는 현재 OECD국가 평균 40%에 그친다. 글로벌 약가 역시 국내 가격을 기준으로 가격이 매겨지기 때문에, 낮은 약가가 글로벌 진출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불과 한달 전, 포럼에 참석한 보건당국 관계자는 "국내에서 허가 받은 신약들이 해외에서 바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책 목표"라고 말했다. 진심은 얼마나 담겨 있었는지 묻고 싶다.

화제의 뉴스

배너
토픽+
오늘의 메트로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핫포토
  • 페이스북
  •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