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흔들리는 자영업...서울 주요상권 가보니④ 건대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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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흔들리는 자영업...서울 주요상권 가보니④ 건대입구

최종수정 : 2018-08-08 16:37:34

건대입구 로데오 거리 의 모습 정연우 기자
▲ 건대입구 '로데오 거리'의 모습/정연우 기자

"개점 첫 달 월 매출액이 100만원이었는데 지금은 30만~40만원으로 말도 안 되게 떨어졌다. 현재 가게 유지조차 어려운 실정인데 최저임금까지 오르고 있어 아르바이트생 월급조차 주기 힘들다."

8일 건대입구 역 인근 '로데오거리'에서 만난 자영업자 A(49)씨의 하소연이다. 지난 6월 도넛 가게를 개업한 뒤 두 달이 지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매출액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건대입구 역 인근 상점가의 월 평균 임대료가 200만~500만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A씨의 경우 임대료조차 내기 힘든 상황이다.

◆주 52시간 근무제 매출에 영향, 프랜차이즈 아니면 자영업 힘들어

직장인들의 근무체계가 주 52시간으로 변경된 것도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줄어든 이유 중 하나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로데오거리에서 12년째 토스트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점주 B씨는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가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52시간 근무체제가 시행되다 보니 퇴근하면서 찾아오는 직장인 손님들이 많이 줄었다"며 "대학생 손님도 별로 없다"고 전했다.

B씨는 본래 아르바이트로 직원을 고용했지만 매출이 급감하면서 현재는 직원을 두지 않고 부인과 단 둘이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CGV 건대입구점 정연우 기자
▲ CGV 건대입구점/정연우 기자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 역 6번 출구 인근 '로데오거리'는 CGV를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돼 있었지만 로데오거리'라는 이름과 달리 의류 매장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 C씨는 "근처에 있는 롯데백화점에 대부분의 고급 패션 브랜드들이 들어가 있어 최근에는 음식점이나 주점이 거리를 장악하고 있지만 프랜차이즈 매장이 아니면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살아남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건대입구 양꼬치 거리, 중국어로 된 간판들이 눈에 보인다 정연우 기자
▲ 건대입구 양꼬치 거리, 중국어로 된 간판들이 눈에 보인다/정연우 기자

조양시장 방향으로 들어서자 중국어로 된 간판들이 눈에 들어왔다. 건대입구의 숨은 명소라 불리는 '양꼬치 거리'다. 음식점 외에도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은행과 환전소들이 많았다. 본래 이곳은 다세대 주택가였지만 성수동 일대 공장에서 근무하던 외국인들이 값이 저렴한 월세방을 찾기 시작하면서 지난 2007년 중국인들이 터를 잡기 시작했다.

◆역세권에서 멀어질 수록 나타나는 폐업상점들

건대입구 역 1번 출구 인근에 있는 먹자골목으로 발걸음을 옮겨 보았다. 일명 '건대 맛의 거리'로도 불리는 이 곳은 상권이 잘 형성돼 있는 편이었다. 치킨호프, 퓨전 주점, 노래방, 맥주 전문점, 고깃집 등 대학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업종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 가운데 비어있는 의류매장 한 곳이 사람들이 지나는 거리 한 복판에서 쓸쓸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주인이 가게를 내 놓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듯 깨끗한 간판이 그대로 걸려있었다.

대학상권이 형성된 건대 맛의 거리 오후 풍경, 치킨호프집과 고깃집이 주종이다 정연우 기자
▲ 대학상권이 형성된 '건대 맛의 거리' 오후 풍경, 치킨호프집과 고깃집이 주종이다/정연우 기자

화양시장을 지나서 구석진 골목으로 들어서자 상가 1층에 비어있는 가게 두 곳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잠겨있는 유리문 너머로 가게 안을 살펴보니 문을 닫은 지 오래된 듯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주변 상인에 따르면 맥주집의 경우 폐업한 지 한 달이 지났으며 피부 관리샵은 1년이 되었다고 전한다. 역세권에서 멀어질수록 가게 유지가 힘들어 점주들이 폐업을 결정하는 분위기다. 먹자골목 상점가의 경우 10평 기준으로 보증금은 2000만~5000만원, 권리금 1억~1억5000만원, 월 임대료 200만원이다.

건대입구 주요 상권인 건대 맛의 거리 에서 발견한 폐업 점포의 모습 정연우 기자
▲ 건대입구 주요 상권인 '건대 맛의 거리'에서 발견한 폐업 점포의 모습/정연우 기자

문을 닫은 지 1년이 넘은 호프집과 피부관리샵 정연우 기자
▲ 문을 닫은 지 1년이 넘은 호프집과 피부관리샵/정연우 기자

역세권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서 찾은 폐업점포의 모습 정연우 기자
▲ 역세권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서 찾은 폐업점포의 모습/정연우 기자

점으로 표시한 건대입구 주요 상권,전형적인 로드 상권의 형태를 띄고 있다 정연우 기자
▲ 점으로 표시한 건대입구 주요 상권,전형적인 로드 상권의 형태를 띄고 있다/정연우 기자

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건대입구 상권이 속한 광진구의 경우 폐업률이 1.952%였으며 3년 이상 생존율은 37%였다.

건대입구 일대는 서울 10대 상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지하철 환승 역세권을 바탕으로 전형적인 로드 상권이 펼쳐져 있다. 백화점, 대형 마트, 대형 상업 시설이 초역세권에 자리 잡고 있지만 영세 자영업자들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기만 하다.

부동산 중개업자는 "건대입구는 대학상권이라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유동인구는 많은 편이지만 장사가 안 되는 곳은 일찌감치 문을 닫고 가게를 내놓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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